2011-10-11 15:20
[잡가-1] 잡가 개론
막강한쌤

이제 살펴볼 부분은 잡가입니다.
잡가란 서민문화가 활성화되어 가던 19세기에 신분적으로 하층민에 속하던 직업적인 소리패들이 놀이공간에서 부르던 잡다한 노래들을 가리킵니다. 17-18세기를 거쳐 19세기로 넘어오면서 서민층 이하의 민중들은 판소리 가면극 등을 발전시켜나갔고, 기존의 시조와 가사를 변형시켜 새로운 모습으로 창조했습니다. 특히 18세기를 전후로 판소리가 성립되고, 민요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하층민의 소리문화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잡가는 시조나 가사처럼 하나의 통일된 작품 구성원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는 여러 양식을 혼합하여 놀이공간에서 부르는 노래로써, 한편으로는 열린 장르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제되지 못한 비체계적 예술 양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잡가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봅시다.

 

* 잡가의 성격: 구비문학, 서정장르, 현세적/향락적 내용, 반복, 대화체, 분절현상, 후렴, 전렴, 최하층의 작자층

* 잡가의 분류(형태적 특성에 따른 분류): 서술체 잡가, 분절체 잡가, 묘사체 잡가, 대화체 잡가

* 잡가의 쇠퇴 이유: 유행적 성격, 다른 시가 장르의 수용, 작자/향유층의 기반 불안정

* 잡가의 의의: 상·하층 시가 양식의 접목, 근대적 양식으로 전환하는 중간적 기능, 격변하는 사회 속에서 나름대로의 지향점을 가짐. (서민문화의 지향, 개인적 정서, 형식면의 새로움)

 

잡가는 창으로 불린 문학양식이기 때문에 음악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잡가가 가진 내용도 어느 정도 고려하면서 형식적인 특성까지도 포괄할 수 있는 형태에 의한 분류가 문학적 분류로는 가장 바람직합니다. 잡가를 문학적 형태로 나누면 서술체 잡가, 분절체 잡가, 묘사체 잡가, 대화체 잡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각각 어떤 특성이 있는지 살펴봅시다.

 

1. 서술체 잡가(가사체 잡가)

- 비교적 일관된 내용 아래 노래되는 것으로서 가사의 서정적인 부분을 수용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는 잡가이다.

- 이 형태의 잡가는 후렴이나 전렴 등이 없고 분절로 나누어지지 않으면서 연속해서 부르기에 좋은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산수자연의 아름다운 경계를 노래하나 양반사대부들의 강호가사와는 달리 도덕 윤리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풍류정신을 유흥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 이 계열의 잡가는 가사 작품을 많이 수용하였기 때문에 4음보율격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한 행의 음보가 6음보로 늘어나는 등의 파격을 보이고 있어 1행 4음보라는 정격이 더 이상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 분절체 잡가(민요체 잡가)

- 잡가 중에 여러 개의 분절로 이루어져 있는 작품이며 민요를 수용하여 이루어진 것이 중심을 이룬다.

- 유흥적인 성격이 민요보다 훨씬 농후하다.

- 형식적으로는 기존의 민요가 가지는 후렴이나 전렴의 모습을 수용하고 있으나, 거기에서 또한 파격이 일어나므로 민요보다는 더 세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3. 묘사체 잡가(사설시조체 잡가)

- 어떠한 사물이나 사실, 현상들을 계속해서 열거하는 방식으로 불려지는 잡가를 가리키는 것으로 주로 타령이한 명칭이 붙은 작품들이 여기에 속한다.

- 민요와도 연관을 가지나 중심을 이루는 기존의 시가는 조선후기의 사설시조라고 할 수 있다.

- 작가의 정서가 개입할 여지는 전혀 없고 현상을 나열하면서 묘사하여 골계적이고 풍자적인 효과를 얻는 노래들이다.

 

4. 대화체 잡가(판소리체 잡가)

- 잡가 중에는 분절로 이루어지지 않고 노래 부르는 이의 정서를 노래하는 서술체로도 이루어지지 않는 작품에, 대화체의 형태를 띤 것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 주로 판소리의 일부를 수용해서 부른 잡가 중에 이런 노래가 많은데, 판소리의 부분을 그대로 수용하기 보다는 일정한 축약이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잡가는 시가사적 의미는 잡가를 통해 상·하층의 시가양식이 접목되었다는데 있습니다. 즉, 민요는 잡가로 개편되면서 상층 문화적 요소와 어우러졌으며, 시조·가사는 서민적 취향에 맞게 하향 개편된 거죠. 어렵거나 딱딱한 장르는 아니에요. 그저 옛사람들의 노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유산가, 아리랑 타령, 소춘향가, 수심가를 차례로 살펴볼 예정입니다.

[가사-7] 연행가(燕行歌)
[가사-6] 일동장유가(日東壯遊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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